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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국산 애니메이션의 걸작 - 레스톨 특수구조대

1999년에 KBS에서 방송된 작품입니다.
저는 그 당시 초등학교 4학년이었는데 그 땐 작품 내에서 나오는 용어들이
무슨 말인지도 모르고 재미있게 봤던 것이 생각납니다.
지금 다시 보니 어린아이들에게는 좀 다가가기 어려운 작품이었던 것 같습니다.
타겟도 청소년부터 성인층을 노린 것 같은데 그래서 어린이들의 외면을 받아서 좀 안타깝죠.
그렇지만 NHK의 BS2 위성 아니메 극장에서 방영될 때는 큰 인기를 얻어서
더빙판말고 원판을 보고 싶다는 요청에 우리말의 원판을 재방해주었다고 하니 꽤나 자랑스럽기도 합니다.

이 작품을 보면 우선 투자가 꽤나 많이 되었다는 생각을 합니다.
CG사용이 두드러지고, 작화도 꽤나 안정적이었으니까요.
설정이 또 독특해서 신선합니다. 메카닉물이면 대부분 전투위주의 액션 애니가 대부분인데
이 작품은 전투요소가 있긴 하지만 큰 틀은 구조물이니까요.
그리고 메카닉 디자인을 멋에 두지 않고, 현실성있게 다가갔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전송 시스템도 꽤나 독특했습니다. 그 때 그 떄 필요한 순간에 적절한 물건을 전송받는다.
원래 장착되어 있는 것만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 적절히 여러 장비를 전송받아 사용한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경혈이란 설정도 꽤나 괜찮았다고 봅니다. 어릴 때는 무슨 말인가하고 궁금하게 여겼던 생각이 나네요.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뱅크가 좀 많았고, 특히 시작하자마자 처음 2~30초는 우주정거장을 쓸데없이 비추면서 시간을 때우려는 모습이 보여서
좀 안타까웠습니다.
성우들의 연기도 매우 아쉬웠습니다.
마루 역의 최원형씨는 너무나 오버하는 것이 너무 눈에 띄었고, 펑키 역의 성병숙씨는 교과서를 읽는 듯해서 눈쌀이
찌푸려졌습니다. 오밍 역의 김혜미씨는 소년 연기가 매우 어색했구요. 잠깐 단역으로 나오는 성인 연기는 좋았습니다만..
그래도 한스 역의 이정구씨, 코우 선장 역의 장광씨, 테오 역의  김일씨의 연기는 일품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역시 연기의 쪽은 NHK에서 더빙한 쪽이 더 낫다고 보여집니다.
꽤나 화려한 성우들이 참가했는데요. 테오 역에는 히야마 노부유키, 미아 역에는 당시 신인이던 오리카사 후미코,
펑키 역에 이케자와 하루나 등 지금 들어도 후덜덜한 성우들이 참여했지요.
단순히 네임밸류만이 아니라 그 쪽 연기가 나은 것 같습니다.
니코동에서 단 하나 올라와 있는 4화를 봤는데 마루의 어색한 오버가 일판에서는 적절한 수준이고, 펑키는
교과서 읽기에서 자연스러운 대화를 하니까 말이죠.

그리고, 이 작품의 또다른 묘미는 오프닝과 엔딩곡입니다.
'짙은 어둠을 헤치고 떠오르는 붉은 태양아래~'라는 가사는 아직도 귀에 맴도네요.
'프리덤!'하던 엔딩 가사도 기억에 남습니다.
일본에서 방영할 때에도 오프닝만큼은 우리 노래 그대로 방영했는데 인기도 좋았다고 하네요.

일단 이 작품의 내용은 레스톨 게임을 좋아하고, 랭킹 1위의 고수 강마루가 레스톨 특수구조대에 선발되어 펼쳐지는
이야기입니다. 처음에는 자신만이 특출난 존재라고 여기면서 동료들을 무시하고 혼자서 나대는 뻘짓을 펼치다가
결국 고난을 겪고, 그러면서 동료들의 각각 장점을 이해하게 되면서 팀플레이의 힘을 깨우치게 되지요.

그리고 이 작품은 단순히 구조만으로 내용을 진행하지 않습니다. 물론 구조가 중심이 되기는 하지만
구조만으로 지루해 질 수 있는 내용을 흑막의 설정과 미스테리한 인물의 등장, 완벽히 밝혀지지 않은 경혈의 비밀을
통해 긴장감을 유발합니다. 또 루시퍼가 누구일까하는 떡밥도 던지지요.

제일 기억에 남는 화는 역시 마지막화 입니다.
간지나는 코우 선장을 볼 수가 있습니다.
자폭을 위해 쉘 다이버의 모든 승무원을 피신시키고 혼자 남은 코우 선장
장렬히 산화하고 지구를 지킨 영웅이 되었습니다.
대원들의 가슴속에서 영원히 살아있을 코우 선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