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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추억의 디지몬 - 디지몬 테이머즈

디지몬 제 3시리즈 디지몬 테이머즈입니다.


자신이 만든 디지몬 '기르몬'과 만나게 된 타카토

제가 이 작품을 접하게 된 계기는 2001년 신비로 공개 자료실에서 1화를 주워 본 것이었습니다.
당시 셀 애니메이션에만 적응되어 있던 저에게는 충격이었지요.
디지털 도입 후 어느 정도 들어온 시기였지만 저는 텔레비전에서 해주던
셀 애니에만 적응이 되어 있어 깔끔하고, 다수의 CG사용이 된 이 작품을 보자마자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그 당시에는 자막도 제작자가 삘 받아서 만들면 좋은 시기였고,
특히 어린이 취향에 애니에 자막은 꿈도 못꾸는 시기여서 일어를 전혀 모르던 저는
그냥 그림만 보고 있었지요. 당시의 1화 파일은 리얼 미디어플레이어 전용 파일인 RM이었는데,
오른쪽 버튼을 눌러 속성을 보면 인코더가 남긴 정보가 있었습니다.
친절하게도 거기에 주소가 있었고 당시 초등학교 5학년이던 저는 어떻게 찾았는지도
기억이 잘 안나지만 외국사이트를 미칠듯이 다니면서 동영상 인코딩을 하는 외국사이트를 찾아냈습니다.

매주 올라오는 것도 아니었고, 빼먹은 에피소드도 있었지만 끝까지 리얼타임으로
막화와 2개의 극장판까지 마쳤습니다. 대충 한 화당 20~30메가의 용량이었고, 화질도 지금 보면
저화질이지만 그 당시에는 그 정도만해도 감지덕지였지요.
나중에는 디지털월드에 가서 싸우게 되는데 저는 그런 것도 모르고
왜 저런곳에서 싸우게 되나 싶었고, 내용 하나도 이해 못한 채
그냥 무심히 넘겼는데 지금 보니 굉장히 새롭네요.

이 작품을 내용 이해도 모르면서 재밌게 봤던 이유중에 하나는 카드 시스템입니다.
어린이들은 역시 카드에 약한 걸까요..
디지 바이스에 카드를 쫙 긁는 모습이 얼마나 간지가 나던지..
3단계의 진화도 굉장히 흥미로웠지요. 최종화 단계는 정말 개간지였습니다.
오프닝도 맘에 들었습니다. 지금 들어도 노래가 좋다고 봅니다.
9:00가 되면서 땡하는 종소리와 함께 'Wanna be the Biggest dreamer!'가
나오던 그 모습이 아직도 선 하네요..
DVD는 그런 리얼타임의 모습이 없어서 조금은 아쉽지만요.
역시 TV판과 DVD판은 보는 느낌이 다른 걸까요..

저는 어드벤쳐 시리즈는 접하지 못했습니다.
당시 KBS에서 해줬지만 딴 애니 보느라고 넘겼지요. 학원도 있었고..
테이머즈는 내가 만든 디지몬이라는 설정과 함께
꽤나 괜찮은 CG사용, 카드 시스템이 굉장히 흥미로워서 재미있게 봤던 것 같습니다.

당시에 일본 성우에 대해서는 하나도 몰랐는데 '루키' 역이 오리카사 후미코 씨입니다.
당시에 저는 당연히 몰랐지만 알고 나서 굉장한 충격이었지요.
오리링의 이런 연기는 알고 나면 정말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쿨하면서도 어린 목소리.. 정말 폭이 넓어요.

그리고 이 작품은 아이캐치의 의미를 처음 알게된 작품이었지요.
중간에 작품이 끊기면서 짤막한 영상을 집어 넣는데
이것이 아이캐치이며 중간에 광고가 들어간다는 사실을 저는 이 작품을 통해 알게 되었지요.
그리고 이 작품에는 도쿄도청이 자주 비칩니다.
그 건물이 뭔 줄 몰랐는데 나중에 알게 되었지요.
이 작품에서 휘프노스가 도청안에 있기 때문에 자주 비치는 것이었지만 저는 그런 것도 모르고 봤었지요.
나이가 들고 나서 다시 보니 역시 이 작품은 전작들에 비해 무겁고 어두운 스토리에
어린이가 보기에는 이해도 어려운 스토리라서 디지몬 인기 하락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건
사실인 것 같습니다.
저는 어린 나이에도 재밌게 봤는데 그 이유는 스토리 이해도 못하고
CG와 퀄리티때문에 만족을 해서 그런것 같습니다.
그런 좋은 이미지로 나이가 들고나서 보니 더 재밌었던 것 같구요.

전작인 어드벤쳐 시리즈의 제작진들이 물갈이가 되고, 무거운 작품을 맡아오던 각본가
'코나카 치아키'씨가 메인 라이터를 담당하게 되면서 이 작품은 설정이 깊은 작품으로 변모하게 되지요.
어린이들이 이해하기 힘든 단어와 설정, 디지털 월드와 리얼 월드간의 복잡한 관계,
진화에 대한 관념, 디지몬과 인간의 관계등을 풀어내어서 그런지 어린이들의 외면을 받으면서
디지몬 인기의 하락에 큰 영향을 끼쳤지요.
그래서인지 극장판은 단순히 복잡한 스토리와 관련업ㅂ이 흥미 위주의 전개였지만요.

하지만 저는 나이가 들고 보아서 정말 재밌었습니다.
겉으로는 어린이들 취향의 디지몬이지만, 내용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어찌 되었건, 저는 이 테이머즈만 보았지만, 디지몬은 제 추억의 작품으로 길이 남을 것 같습니다.